대한민국은 해상풍력을 해야 하는가 — 전기 단가가 아니라 ‘상생형 산업’으로만 본다
풍력 이야기가 나오면, 대개 결론부터 정해져 있다. “해야 한다.”
나는 그 말부터 의심한다. 한국은 뭐든 끝까지 할 체력이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나는 육상풍력은 답이 거의 없다고 본다.
입지·민원·소음·경관이 겹치면, 설치는 끝이 아니라 분쟁의 시작이 된다.
고장 이후 유지보수가 늦어지거나 방치되는 순간, 그 설비는 자산이 아니라 부채가 된다.
내 결론은 단순하다.
한국에서 해상풍력은 “전기를 싸게 만드는 사업”으로 보면 답이 없다.
하더라도 “수출 가능한 산업 고리”를 남기는 방식으로만 해야 한다.
1) 단가 경쟁으로 접근하면 구조적으로 진다
태양광은 시간이 갈수록 단가가 내려가는 산업이다.
반면 해상풍력은 낙관적으로 봐도 단가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전망이 계속 나온다.
전원 다변화는 의미가 있지만, 그 보험료를 한국 산업 전체가 상시로 부담할 체력이 있는지는 별개다.
2) 해상은 ‘설치’가 아니라 ‘운영’에서 깨진다
해상풍력의 본질은 바다다.
바다는 접근성이 곧 비용이고, 기상이 곧 다운타임이다.
고장 확률이 높다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고장 후 복구까지의 시간과 비용이 길어진다는 점이다.
이 사업의 고장 모드는 단순한 부품 불량이 아니라, “접근 불가 + 일정 붕괴 + 금융비용 상승”으로 연쇄 전파된다.
기후 변화는 이 리스크를 더 키운다.
태풍·파고·염분·부식·난류·기상창 변동성은 설계를 두껍게 만들고, 운영을 비싸게 만든다.
겉으로는 돌아가지만, 내부에서 열이 쌓이는 회로처럼 비용이 누적된다.
나는 해상풍력이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리스크를 누가 얼마에 떠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3) 소수만 할 수 있으면 과점이 된다
정부가 주도한다고 해도, 실제로 해상풍력을 끝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소수일 가능성이 크다.
자본, 시공, 선박, 항만, 케이블, 변전, 운영까지 한 번에 먹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가 좁아지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과점으로 굳고, 비용 절감과 혁신은 느려진다.
세금으로 키운 결과가 “비싼 내수 + 소수 기업의 안정적 시장”이라면, 그건 육성이 아니라 고착이다.
4) 대한민국은 혼자서 다 할 수 없다
여기서 반드시 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혼자서 다 할 수 없다.
해상풍력에서조차 전부를 내재화하려는 순간, 비용은 폭증하고 일정은 무너지고 책임은 분산된다.
전부 다 하겠다는 순간, 결국 다 얇아지고 다 비싸진다.
그래서 정답은 고립이 아니라 협력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경쟁만 할 게 아니라, 협력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강한 고리는 우리가 잡고, 우리가 약한 고리는 파트너와 나누는 것이 현실적이다.
5) 해답은 ‘전부’가 아니라 ‘핵심 고리 + 국제협력’이다
해상풍력의 목표는 발전량 확대가 아니라 “남길 역량”이어야 한다.
즉 해상풍력은 전기 산업이 아니라 산업정책의 문제다.
한국이 해상풍력을 한다면, 국내 단가 경쟁이 아니라 밸류체인 수출을 노리는 산업 전략으로만 의미가 생긴다.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전부를 하려 하지 말고, 이길 수 있는 고리만 잡아라.
해양 시공/설치 생산성, 하부구조·부유체, 해저케이블·변전 같은 전력 인프라, 그리고 O&M(원격운영·예측정비·점검 자동화) 같은 운영 기술을 남겨라.
그리고 나머지는 국제협력으로 연결해, 서로가 돈을 벌 수 있는 분업 구조를 설계하라.
해상풍력은 확대할수록 좋아지는 사업이 아니다.
설계를 잘못하면 산업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나는 해상풍력을 “확대”가 아니라 “핵심 고리 집중 + 국제협력(상생)”으로만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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