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견해

AI에 대한 오해 — 등수·공포·격차·승자올인·성능한계·일자리 착각을 걷어내자

dokwang82 2026. 1. 5. 21:18

AI에 대한 오해 — 등수·공포·격차·승자올인·성능한계·일자리 착각을 걷어내자

오늘은 AI에 대한 오해라는 주제로 내 개인적인 견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본다.
요즘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AI 3등이다”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중국이 2등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이런 말들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AI는 “몇 등” 같은 표현으로 요약되는 세계가 아니다.
AI 엔진 자체가 중요하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있다고 본다.


오해 1) AI 경쟁력은 ‘엔진 성능 순위’로 결정된다

AI 엔진(모델)이 중요하긴 하다.
하지만 진짜 성능을 가르는 핵심은 따로 있다.

내가 생각하는 AI 성능의 가장 중요한 지표는 이것이다.
AI를 학습시킬 수 있는 수준이 높은 지식을 가진 사용자 수.

여기서 말하는 사용자는 “AI 써봤다” 수준이 아니다.

  • 무엇을 풀어야 하는지 문제를 정의할 수 있고
  • 무엇을 데이터로 삼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고
  • 성능을 어떻게 측정할지 지표를 설계할 수 있고
  • 결과가 틀렸을 때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

이런 사람이 많아질수록 AI는 실제로 강해진다.
반대로 엔진이 좋아도, 이 수준 높은 사용자가 부족하면 AI는 “그럴듯한 데모”로 끝나기 쉽다.
그래서 “한국 3등” “중국 2등” 같은 말은, 내가 보기엔 현실을 잡아내지 못한다.


예시 1) 플레이스테이션 vs 세가 세턴: 스펙이 아니라 ‘서드파티’가 이겼다

이걸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하나 들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의 세턴.

두 게임기의 성능은 “엄청나게 벌어진 차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결과는 갈렸다. 승부는 결국 게임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와 서드파티에서 났다.

플랫폼 싸움은 기계 성능표로 끝나지 않는다.
서드파티가 몰리면 콘텐츠가 늘고, 콘텐츠가 늘면 유저가 늘고, 유저가 늘면 다시 서드파티가 몰린다.
이 선순환이 만들어지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아도 시장은 한쪽으로 기운다.

AI도 똑같다.
모델 엔진이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승부는 누가 더 많은 ‘고급 사용자(=AI의 서드파티)’를 확보하느냐에서 갈린다.
“AI를 제대로 굴릴 줄 아는 사람의 수”가 곧 생태계의 크기이고, 그게 곧 성능이 된다.


오해 2) AI가 발전하면 사람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AI가 더 발전하면 사람이 설 자리가 없어질 거라고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도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나오면 늘 “이제 이전 것은 사라질 것이다”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그런데 현실은 대부분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예시 2) TV가 나오면 라디오는 사라질 거라던 시절

예전에 사람들은 TV가 나오면 라디오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라디오는 지금도 쓸모가 있다.

TV가 생겼다고 라디오가 “0”이 되지 않았다.
라디오는 라디오의 쓰임새가 남았고, 어떤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편해졌다.
즉, 기술은 종종 기존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역할을 재배치한다.

AI도 마찬가지다.
AI가 더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설 자리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역할이 바뀌고, 일이 재편될 뿐이다.
그래서 공포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오해 3) 중국이 2등이면 미국과 차이가 별로 없다

또 하나의 오해가 있다.
“중국이 2등이라고 하는데, 그럼 미국과 차이가 얼마 없다”는 식의 생각이다.
나는 이것도 단순화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미 미국에는 엄청난 데이터가 쌓여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도 인구가 많아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겠지만,
미국은 단순히 자국 데이터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지식을 데이터로 쌓고 있다는 점이 크다.

그리고 이 ‘전 세계 지식’이 쌓이는 방식에서 중요한 현실이 하나 있다.
지금도 세계적인 논문은 영어로 작성된다.
물론 중국인도 영어로 작성한다.
그건 중국이 약해서가 아니라, 세계 지식의 흐름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이거다.
AI 경쟁력은 “순위표 한 줄”로 미국과 중국의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할 만큼 단순하지 않다.
어떤 언어로, 어떤 채널로, 어떤 지식이 계속 축적되고 있는지까지 포함해서 봐야 한다.


오해 4) 구글 vs 오픈AI: 승자는 이미 정해졌다 (혹은 한쪽이 영원히 우위다)

여기서 내가 꼭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구글과 오픈AI의 흐름이다.

나는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데이터와 자본, 기술을 가진 구글이 우세할 것이라고.

그런데 한동안은 오픈AI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상당한 데이터(정확히는 사용자 접점에서 쌓이는 피드백과 사용 패턴)를 확보했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리고 그 시기에는 “기술적으로도” 오픈AI가 우위에 있다고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었다.

내가 아쉬워하는 포인트는 이거다.
만약 오픈AI가 그 우위를 몇 년만 더 유지했으면 오픈AI가 많이 앞설 수도 있었을 텐데,
그 흐름이 그렇게 굳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아쉬움”은 어디까지나 시장 분석 관점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경쟁이 심화된 지금 상황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승자가 너무 빨리 고착되면 가격도, 선택지도, 혁신의 속도도 한 회사 중심으로 굳어질 수 있다.
반대로 경쟁이 붙으면 내가 얻는 혜택은 분명해진다.
더 싸게, 더 좋은 모델을, 더 다양한 선택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한쪽이 확정적으로 끝낸 게임이 아니라, 양쪽이 계속 밀고 당기면서 판이 움직이고 있다.

이 흐름은 결국 내가 위에서 말한 결론과 연결된다.
AI는 엔진만이 아니라 사용자, 생태계, 축적, 유통이 함께 움직이며 승부가 난다.


(투자 이야기) 그래서 올인보다 분산이다

여기서 나는 투자 이야기도 하고 싶다.
만약 주식을 투자한다면, 나는 분산투자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건 어디까지나 “원칙”이다.

왜냐하면 기술 시장은, 특히 AI처럼 빠르게 바뀌는 시장은
“내가 확신한 승자”가 어느 날 갑자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시 3) 시티폰: 새 기술 시장이 열리면 기존 기술은 한순간에 ‘무쓸모’가 된다

그리고 이때 내가 떠올리는 사례가 있다.
바로 시티폰이다.

내가 말하는 시티폰 예시는 이런 이야기다.
시티폰에 투자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나오면서 새로운 기술 시장이 열렸고, 그 순간 기존의 기술이 아무 쓸모가 없어지고 망한 이야기.

이게 왜 중요하냐면, 여기엔 아주 잔인한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 투자는 “조금 더 좋은 기술”을 고르는 게임이 아니라,
시장이 다음 세대로 넘어갈 때도 살아남는 쪽을 고르는 게임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잘못된 기술 투자에 올인하면
정말로 한순간에 거지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걸 상기시키고 싶다.

AI 시장도 결국 이런 성격이 있다.
오늘의 우위가 내일의 확정 승리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애매한 구도에서는 더더욱
“한쪽에 올인”보다 “분산”이 합리적인 방어가 된다.


오해 5) “이제 AI는 한계다, 발전이 늦춰진다”

마지막으로 내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현재 AI의 수직적 성능 확장은 어느 정도 안정화된 것 같다고 본다.
특히 LLM(대규모 언어 모델) 쪽에서 그렇다.

수직적 확장은 이런 느낌이다.

  • 같은 방식으로 더 큰 모델
  • 더 많은 학습
  • 더 큰 파라미터
  • 더 큰 컴퓨팅
    이걸로 “엔진 자체의 성능”을 계속 위로 끌어올리는 방식.

나는 이 수직 확장이 앞으로도 진행되긴 하겠지만, 성장률은 점점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드웨어와 결합해서 성능 향상이 더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비용 측면에서 무한정 갈 수는 없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착각하는 게 있다.
“수직 성장률이 낮아지면 AI 발전이 둔화된다”는 착각.
나는 반대로 본다.

AI는 수평적 확장이 사실상 무한하다.
지식과 지식이 융합되는 수평적 확장 영역에서, 계속 개발은 될 것이다.
그래서 AI 발전이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 이런 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본다.

  • LLM: 모든 학습 데이터 기반의 범용 모델(총괄/분석)
  • SLM: 특정 분야 특화 모델(전문 처리/깊은 맥락)
  • MLM: 특정 분야 특화 모델을 조율하고 정리해 최종 산출을 만드는 모델(마무리/응답)

흐름으로 말하면,
사용자가 요청하면

1) LLM이 분석해서 요청을 구조화하고
2) SLM에게 데이터를 넘겨 전문 처리를 시키고
3) 최종 데이터를 MLM에게 넘기면 MLM이 정리해서 답변하는 방식이다.

즉, 앞으로는 “하나의 거대한 모델”의 수직 성장만이 아니라
여러 모델이 역할을 나눠 결합되는 수평 확장이 더 커질 거라고 본다.


오해 6) “일자리는 AI가 없앤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
결국 AI 시대에 있어서 일자리를 없애는 건 AI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이다.

AI는 도구다.
문제를 선택하고, 조직의 방식을 선택하고,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재설계할지 선택하는 건 결국 인간이다.

결국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AI에게 일을 넘기고 일을 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일을 하면서 AI를 사용해 더 나은 생산성을 만들어 낼 것인가.

나는 두 번째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를 핑계로 멈추는 순간, 일자리는 “AI”가 아니라 “우리의 선택” 때문에 사라진다.


결론: AI를 바라볼 때, 등수와 공포와 올인을 경계하자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 “AI 몇 등” 같은 말은 현실을 설명하지 못한다.
  • AI의 진짜 지표는 “AI를 학습시키고 검증할 수 있는 고급 사용자 수”다.
  • AI가 발전해도 사람의 자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역할이 재배치될 뿐이다.
  • 미중 경쟁, 구글 vs 오픈AI 모두 “등수표”로 단정할 일이 아니라 생태계와 축적의 문제다.
  • 투자에서는 시티폰 같은 세대 교체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올인은 위험하다. 분산이 방어가 된다.
  • 수직 성능 향상이 둔화돼도 수평 확장은 무한하다. AI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자리를 없애는 건 AI가 아니라 결국 인간의 선택이다.